훌륭한 티를 우리기 위해서는 티를 우리는 온도, 우리는 시간, 찻잎과 물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잘 조절하면 향미가 균형을 이룬 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여기서는 첫째로 티를 우리는 온도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보고, 일본의 명차인 호우지차(焙じ茶)에 대하여 잠시 소개한다.


#1_2 차 우리는 모습/출처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물의 온도
물의 온도는 찻잎에 든 함유 성분들의 침출 작용을 돕는다. 물이 고온일수록 더 빨리 함유 성분들이 침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는 일부 성분들이 고열로 인해 파괴된다. 따라서 차는 적절한 온도를 통해 타닌, 아미노산, 방향성 화합물 간의 섬세한 균형을 맞추어야 훌륭한 향미를 낼 수 있다.
모든 차류는 각기 알맞은 온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칙도 있다. 그것은 ‘물을 완전히 끓여서 용존 산소량이 적으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물은 온도 40도부터 작은 기포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산소를 비롯한 기체들이 서서히 방출된다. 이러한 기체들 중에서 특히 산소는 차를 마실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향성 화합물의 산소가 포섭하여 섭취함으로써 뇌로 후각 정보를 전달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물이 끓는점에 도달하면, 그 속에 함유된 미네랄들은 찻물을 끓이는 찻주전자의 표면에 찌막을 형성한다. 이 막이 떫은맛의 성분인 타닌을 뭉치게 만들고 찌끼를 침착하게 함으로써 차의 맛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3 자사호에 적당한 온도의 물을 넣는 모습 /출처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물의 온도가 화합물에 미치는 영향
물이 고온일수록 타닌을 비롯한 무거운 화합물들은 더 많이 용해되어 떫은맛과 쓴맛이 나고, 차의 향미가 균형을 잃기 쉽다. 녹차를 너무 고온의 물로 우리면 아미노산과 톱 노트를 형성하는 휘발성 방향 화합물과 기타 화합물들이 소실된다.
더욱이 물이 너무 뜨거운 경우, 찻잎도 익어 버리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여린 찻잎으로 만든 녹차나 백차에 함유된 아미노산과 신선한 향을 보호하기 위해 약간 낮은 온도의 물로 우린다. 단 동정차, 철관음, 주차 등의 단단히 뭉쳐진 우롱차들은 물이 끓기 직전의 온도가 적절하다. 나뭇가지 밑 부분의 찻잎은 재질이 단단하여 뜨거운 물에서 우려내도 찻잎이 서서히 펼쳐질 뿐만 아니라, 여러 번 우려내야만 모든 향이 방출된다.
반면 물의 온도가 낮은 경우, 화합물들이 용해되는 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모두 침출되지도 못한다. 향기로운 차를 위해 우려내는 시간을 길게 잡더라도 찬물은 따듯한 물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하지만 향이 약한 차를 아이스티로 만드는 경우는 유용하기도 하다.

#4 적당한 온도로 우린 차를 품명배에 붓는 모습 /출처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그렇다면 차를 우릴때 어떤 온도가 적절할까? 사실 차를 우리는 데에 꼭 따라야 하는 별도의 규칙은 없다. 각기 차의 특성에 맞춰 물의 온도를 맞추면 된다. 이때에는 온도계나 온도계가 달린 전자식 주전자를 사용한다. 눈과 귀로도 물의 온도를 판단할 수 있는데 중국의 육우는 이와 관련하여 색다른 방법을 제시하였다.
물이 끓기 전에는 세 단계의 과정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물고기 눈 크기의 작은 물방울들이 물 표면에서 일어나다가 다음으로는 진주 크기 정도의 물방울들이 바닥에서 분수처럼 발생한다. 마지막에는 물이 주전자에서 춤을 추듯이 파동이 일어난다. 이렇게 물방울의 크기를 보고 끓는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물방울의 크기는 물의 온도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끓이는 도구의 재질이나 열전도 방법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외에 물이 특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 내는 소리로 물의 온도를 판별할 수 있는데,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철 등 주전자의 재질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가 나므로 판별을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세계의 명차(36)
– 호우지(焙じ茶 Houjicha) 녹차



#5_6_7 호우지차 건엽 및 수색
호우지차는 한해의 마지막에 수확하여 품질이 떨어지는 반차(番茶)로 만든 볶음 녹차이다. 반차는 센차와 제조공정이 같지만, 기계로 가지 아래쪽의 크고 두꺼운 찻잎을 수확하여 만들기 때문에 손상된 잎이나 줄기들도 섞여있다.
1920년 교토에서 찻잎을 섭씨 200도에서 몇 분간 볶자 떫은맛은 줄고 자극적이면서 과일 향과 토스트 향을 지닌 독특한 차가 만들어졌다. 현재는 여러 곳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고, 생선과도 잘 어울려 횟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호우지차는 다른 녹차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마시는 법 300mL 다관에 15g 정도의 찻잎을 넣고 85℃ 물로 4~5분간 우린다. 약 2~3회 정도 우려낼 수 있다. |


출처
#1~4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5~7 https://rishi-tea.com/products/organic-houjicha-tea?variant=44376695079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