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명소 (56) 미국 – 워싱턴주 ➀

‘티(TEA)’로 인해 독립전쟁이 일어난, 미국

미국은 18세기 영국이 수출하는 ‘티(Tea)’(홍차)에 대한 세금 부과의 문제로 ‘보스턴 티 파티(Boston Tea Party)’ 사건이 터지면서 독립전쟁이 일어나 지금의 50개 주로 구성된 미합중국(USA, United States of America)이 탄생한 역사가 있다.

보스턴 티 파티 사건은 당시 영국이 동인도회사의 홍차에 대한 재고를 미국이 떠안도록 하는 ‘홍차 조례’에 대한 전 국민적인 반발로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 있던 영국 동인도회사의 상선들에 사람들이 올라가 선적된 홍차 300여 박스를 바다에 내던진 일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국민적인 거센 반발이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퍼져나가면서 독립전쟁이 촉발되어 오늘날의 미합중국이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미국 내에서는 티의 소비가 잠시 줄었다가 오늘날에는 티백과 아이스티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티 소비 강국으로 성장하였다. 이 티백도 20세기 초인 1904년에 미국에서 개발된 것이다. 오늘날 미국은 연간 티 총소비량이 세계 5위이고, 티백과 아이스티의 총소비는 세계 1위의 수준이다.

아울러 미국은 전 세계 티 세계에서 ‘웰니스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스페셜티 티의 시장을 캐나다와 함께 주도하고 있다. 그러한 만큼 미국 각지에는 스페셜티 티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나 티룸, 애프터눈 티를 전문으로 하는 티룸들이 카페, 레스토랑 등 호스피탈러티 산업과 함께 크게 활성화되어 있다. 여기서는 북미에서 오늘날 웰니스라는 새로운 소비 바람을 전 세계로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 각지의 호스피탈러티 산업 중에서도 티 명소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

워싱턴주 주기

미국 북서단에서 태평양에 면하고 로키산맥에서 완만히 이어지는 컬럼비아 분지 사이로 컬럼비아강이 흐르는 워싱턴주(State of Washington)는 1889년 미국에서는 42번째로 주(State)로 승격한 곳이다.

이곳은 본래 미국 원주민들이 거주하던 곳이었지만, 서양에는 18세기 처음 소개되었다. 1775년 스페인 탐험선 샌티에이고(Santiago)의 선장인 돈 브루노 데 헤케타(Don Bruno de Heceta, 1743~1807)가 최초로 접안해 이곳을 기록한 뒤로 영국의 탐험가들에 의해 선박 탐사가 계속되었다. 19세기부터 영국인들을 중심으로 서양인들의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된 뒤 오늘날에는 주도 올림피아(Olympia)를 중심으로 39개의 카운티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업 지역으로 성장하였으며, 특히 항공기 산업은 미국 내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한 컬럼비아 분지에서 사과, 홉 등은 미국 최대 산지이고, 태평양에 면하여 수산업도 크게 성장해 있다.

워싱턴 주는 북서단에 위치하여 캐나다와 국경을 이루고 경치가 훌륭한 곳들이 많아 각종 관광 및 호스피탈러티 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여기서는 그러한 워싱턴 주에서도 전문 티룸이나 카페를 중심으로 애프터눈 티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퀸 메리 티룸 앤 레스토랑

출처 https://queenmarytea.com/pages/about-our-tea-room
티서비스 출처 https://www.facebook.com/QueenMaryTea/posts

미국 워싱턴주의 해안 항구 도시이자 북미 태평양 북서부 지구에서 최대 도시인 시애틀(Seattle)은 인구 약 650만 명으로서 미국 내에서도 약 15번째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각종 소매업과 보건 산업이 발달한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알래스카주와 아시아를 향하는 해상 운송로의 출발점이자 미국 대륙횡단철도의 기점으로서 도시의 야경도 매우 훌륭하여 비즈니스 여행객뿐만 휴양을 위한 여행객들도 경유하고 있다. 그러한 도시의 야경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1993)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도심지의 워싱턴대, 시애틀대와 같은 유명 대학과 시애틀미술관, 올림픽국립공원 등을 비롯해 각종 복합 위락 시설인 시애틀센터는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곳에도 티 전문점이나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레스토랑들도 있다. 노스이스트(Northeast) 55번가 거리의 ‘퀸 메리 티룸 앤 레스토랑(Queen Mary Tea Room)’도 그중 한 곳이다.

퀸 메리 티룸 앤 레스토랑 전경

이곳은 1988년에 첫 문을 연 뒤 약 33년 동안이나 파인 다이닝과 티 전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 세계 티 애호가들로부터 ‘베스트 티 명소’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의 의식’이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생일, 휴일, 기념식을 치르기 때문이다. 특별한 경우에는 장식용 왕관인 티아라(tiara)를 쓰고 홍차를 마시는 행사도 있다.

티 서비스

영국 파인 본 차이나 찻잔 세트에서부터 증조 할머니로부터 세대를 이어 온 크랜베리·오렌지 스콘(cranberry orange scones), 크럼펫(crumpets), 그리고 공식적인 애프터눈 티에 등장하는 딜라이트 별미들을 경험한다면 이곳을 처음 찾은 티 애호가들은 놀랄 것이다. 한마디로 시애틀의 ‘애프터눈 티 순례길’인 곳이다.

애프터눈 티 메뉴로는 영국 정통의 「애프터눈 티」, 「로열 애프터눈 티」, 「글루텐 프리 애프터눈 티」, 「칠드런스 애프터눈 티」로 매우 다채롭게 선보이며, 물론 메뉴의 티도 15종이나 되어 선택의 폭이 넓다. 더욱이 이곳은 전문 티룸인 만큼 개장 시간인 수요일에서 토요일(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4시 30분)까지 온종일 즐길 수 있어 티 애호가들에게는 완벽한 장소이다.

애프터눈 티, 도서

더욱더 브런치와 런치도 그 요리의 수준이 매우 훌륭하고, 친절한 호스탈러티 서비스로 인하여 비단 애프터눈 티를 찾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시애틀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이곳을 방문해 보길 권해 본다. 참고로 이곳에는 티와 도자기 찻잔 세트, 테이블웨어(애프터눈 티 3단 세트 등), 그리고 전 세계에서 출간된 다양한 티 도서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시애틀 저패니즈 가든

출처 https://www.seattlejapanesegarden.org/about-us-index

시애틀 저패니즈 가든 외부 전경

시애틀은 19세기부터 태평양의 무역 항구 도시인 만큼 상업 도시로 번성하여 동양과 무역의 역사도 오래되었다. 일본 선박이 1896년 최초로 입항하여 동양의 문화가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만큼 미국이지만 일본의 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중에서도 매년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정원 애호가들이 찾는 ‘시애틀 저패니즈 가든(Seattle Japanese Garden)’은 유명하다. 매주 화요일~토요일 개장하며 약간의 입장료는 있다.

1960년 워싱턴 파크 수목원(Washington Park Arboretum) 지역에 첫 문을 연 규모 약 1.5ha 규모의 시애틀 저패니즈 가든은 북미에서도 가장 일본적인 스타일의 정원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동양의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티 명소이기도 하다. 아마도 시애틀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는 것이 좋다.

16세기~17세기 일본 정통 스타일의 연못을 둘러싼 아름드리 서 있는 나무들, 그리고 연못가의 석등롱 등을 여행객들이 본다면, 마치 일본에 온 듯한 착각이 일 정도이다.

차노유 시범 행사

한편, 이 정원의 ‘소세이안 티 하우스(Shoseian Tea house)’에서는 토요일 오후 시간대인 1시부터 4시까지 일본의 전통 티 의식인 ‘차노유(Chanoyu, 茶の湯)’의 체험 행사가 벌어진다. 이때는 시애틀의 유명 티 단체인 ‘차보수(Chaboshu, 茶坊衆)’의 전문가가 약 40분간 차노유에 대한 소개도 함께 진행한다.

차노유는 일본 차도의 결정체로서 16세기 티 명인 센노리큐(Sen no Rikyu)가 검소함과 간소함의 미학인 와비사비(Wabi-Sabi)의 정신으로 완성한 것으로서 이곳 시애틀에서도 마음속 힐링을 찾는 성인들뿐 아니라 동양의 정신문화를 체험하려는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높다.

덧붙여 말하면, 소세이안 티 하우스는 ‘레스토랑’도 아니고, ‘카페’도 아니며, 오직 동양의 티 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출입 규정에 ‘청바지’, ‘반지’, ‘향수’는 금지 사항이다.

‘인생도 티 한 잔과 같이’를 내세우는

마이 컵 오브 티

출처 https://skagitcupoftea.com/events/
https://www.facebook.com/skagitcupoftea/photos/?ref=page_internal

마이 컵 오브 티 전경

미국 스카짓 카운티(Skagit County)의 소도시 버링턴(Burlington)으로 가면 매년 봄철에 이곳 지역 사회를 위하여 티와 관련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레스토랑 겸 명물 티룸이 있다. 전문 티룸인 ‘마이 컵 오브 티(My Cup Of Tea)’이다.

이 티룸은 본래 마운트 버논시(Mount Vernon)의 몽고메리 거리(Montgomery Street)에서 ‘올데 타우너 그레이너리 티룸(Olde Towne Grainery Tea Room)’으로 운영하다가 최근 버링턴시로 이사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새로 개장하였다.

다양한 애프터눈 티 / 우측 최하단 이스터 애프터눈 티 세팅

이곳은 항상 티 이벤트를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로 인해 매년 봄철이면 사람들로 티룸이 북적거린다. 예전에는 부활절(4월 17일) 기간에는 가게의 문을 닫았지만 지금은 부활절 기간에도 특별히 오전 9시부터 2시 30분까지 「이스터 애프터눈 티」 메뉴를 선보인다고 한다. 또한 매월 한 차례에 지역민들을 위하여 ‘티 파티’의 이벤트도 개최하여 사람들로부터 인기도 좋다.

티 서비스 세팅

이곳의 다양한 티 메뉴를 본다면 처음 방문한 웬만한 티 애호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이렇게 조용한 중소 도시의 전문 티룸에서 이토록 다양한 티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애프터눈 티의 메뉴도 선택하는 폭이 넓다. 여기서 잠깐 정리하여 소개한다면 아래와 같다.

티 서비스의 다양한 메뉴
모든 애프터눈 티 메뉴에서는 ‘글루텐 프리’를 요청할 수 있다.

「퀸즈 샴페인 티(Queen’s Champagne Tea)」
· 샴페인 또는 미모사(mimosa) 칵테일
· 수프 또는 샐러드
· 핑거 샌드위치(셰프의 초이스)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스콘(1인당 2개)
· 제철 과일
· 미니 디저트류
· 키슈(Quiche)(별도 주문)

「프린세스 티(Princess Tea)」
· 수프 또는 샐러드
· 핑거 샌드위치(셰프의 초이스)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스콘(1인당 2개)
· 제철 과일
· 미니 디저트류
· 키슈(Quiche)(별도 주문)

「셀리브리에이션 티(Celebration Tea)」
· 핑거 샌드위치(셰프의 초이스)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스콘(1인당 1개)
· 제철 과일
· 미니 디저트류
· 키슈(Quiche)(별도 주문)

「클래식 티(Classic Tea)」
· 핑거 샌드위치(셰프의 초이스)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스콘(1인당 1개)
· 미니 디저트류
· 키슈(Quiche)(별도 주문)

「퍼티 티(Petite Tea)」
· 핑거 샌드위치(셰프의 초이스)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스콘(1인당 1개)
· 미니 디저트류
· 키슈(Quiche)(별도 주문)

「리틀 원즈 티(Little Ones Tea)」 : 어린이용
· 핑거 샌드위치(1인당 3개)
· 과일 1사발
· 쿠키류
· 티, 레모네이드, 초콜릿 중 택일

「크림 티(Cream Tea)」
· 티
· 레몬 커드, 크림과 선보이는 갓 구운 스콘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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