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명소 (49) 체코 ②, 러시아

보헤미안의 나라 체코에는 세계 각지의 티와 후카라는 물담배를 즐기거나 차를 마시면서 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티 명소도 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호텔에서 티를 즐기면서 최고의 환대를 즐길 수 있는 곳들도 많다.

여기서는 그런 체코와 러시아의 유명 티 명소를 소개한다.

보헤미안 스타일의 티 하우스,

우 코스텔라

http://www.cajiky.cz/o-cajovne-u-kostela

후카 앤 티

체코의 프라하는 ‘다문화주의의 안식처’라 할 만큼 다양한 나라의 문화들이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체코에서 터키의 찻집을 찾아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또한 호리병같이 생긴 물통에 대롱이 길게 이어진 모양의 물담뱃대인 ‘후카(hookahs)’를 즐길 수 있는 ‘차요브나(티 하우스)’도 많다.

특히 블타바강 인근의 스트로스마예로보 남(Strossmayerovo nám) 지역의 거리에는 세계 각지의 프리미엄 티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후카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있다. ‘차요브나 우 코스텔라(Čajovna U Kostela)’이다.

우 코스텔라 실내 전경

이 티 하우스는 체코에서 1997년에 첫 문을 열 때부터 후카와 티, 커피, 각종 별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티 하우스의 아담하고 포근한 실내 분위기는 약간은 보헤미안풍, 또 약간은 터키풍이다. 녹차와 아라비아 스페셜티 커피는 그 종류가 굉장히 광범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 세계 각지의 티 메뉴는 100종류 이상이나 되고, 물담배는 30종 이상이나 된다.

우 코스텔라 실내 전경

티 애호가들이 체코에 방문하여 티 메뉴를 보면서 물담배인 후카도 호기심 삼아 즐기고 싶다면 체코에서도 앞서가는 ‘차요브나 우 코스텔라’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보드게임으로 유명한 티 하우스,

헬, 헤븐, 패러다이스

https://www.pekloneberaj.cz/galerie/

헬, 헤븐, 패러다이스 실내 전경 및 보드게임

티 하우스는 역사적으로 볼 때 놀이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곳들이 많았다. 이란에서는 티 하우스에서 서사적인 그림을 통하여 구연 극예술을 펼쳐 보였고, 이라크에서는 주사위 놀이인 백카멈을 사람들이 지금도 즐기고 있다. 그런데 프라하에서도 이와 같은 놀이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티 하우스가 있다. 프라하에서도 매우 이색적인 명소로서 보리보조바 거리(Bořivojova Street)의 ‘헬, 헤븐, 패러다이스(Hell, Heaven, Paradise)’이다.

티 룸, 티 바 전경

2013년에 문을 연 이 티 하우스는 ‘헬’, ‘헤븐’, ‘패러다이스’의 세 곳으로 ‘티 바(Tea Bar)’를 구분해 놓은 뒤 다양한 종류의 티나 티 칵테일을 연인이나 지인들끼리 마시면서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공간이다. 보드게임은 판타지가 대부분인데, 티 하우스에서는 게임의 룰을 자체 개발하기도 하고, 새로운 보드게임을 계속해서 확장해 만들어 내고 있다.

공예차, 프루트 티, 아유르베다 티

그리고 백차에서부터 우롱차에 이르는 6대 분류의 티, 꽃차, 과일차, 플레이버드 티, 건강 티인 아유르베다 티, 스페셜티 커피뿐 아니라 알코올성 ‘티 칵테일’, 비알코올성 ‘목테일’, 물담배인 후카까지 서비스한다. 마치 놀이터와도 같은 이곳에서 방대한 종류의 티나 주류의 메뉴를 접한다면 티 애호가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이곳이 겨냥하는 것은 전통적인 티 하우스에 현대적인 관점을 도입하여 사람들이 편하게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게임을 즐기면서 티에 대한 접근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연인의 손길에 이끌려 온 사람에게는 보드게임과 티가 모두 좋다면 이곳은 ‘천국(Heaven)’이, 둘 다 싫으면 ‘지옥(Hell)’이,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좋다면 ‘낙원(Paradise)’이 되리라는 예상도 든다. 티 애호가라면 이곳에 들러 게임과 티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어디에 속할지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세계 최대의 영토를 세운 ‘표트르 대제의 나라’, 러시아

러시아 국기

러시아는 볼세비키 혁명 이전부터 키이우공국, 모스크바공국, 로마노프 왕조에 이르면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이 풍부하게 발달한 나라다. 특히 17세기에 시작되어 18세기 로마노프 왕조의 표트르 대제(Pyotr the Great, 1672~1725) 시기에는 최대의 영토 확장을 벌이면서 동유럽에서 극동의 캄차카반도까지 오늘날 러시아 영토의 대부분을 형성하였다. 이 시기에 러시아는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유럽과 본격적인 무역을 진행하면서 서구 유럽화가 진행된 것이다.

한편 18세기에는 중국과의 티 무역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1727년 러시아와 중국 간의 조약을 통하여 러시아와 중국의 접경 도시인 카흐타(Kiachta)에서 중개 무역을 시작한 것이다. 그 뒤 19세기 전반까지 중국의 상인들이 카흐타를 통해 티(Tea)를 먼 거리에 걸쳐 러시아로 운송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러시아의 티 상인들이 티 무역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의 주요 항구도시로서 당시 최대 티 수출항이었던 한커우(漢口)(현 우한시)로 진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러시아인들이 한커우에 티 공장을 설립하여 홍차, 전차(tea brick) 등을 생산하여 러시아로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러시아 상인들은 가공 과정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태블릿 티(tablet tea)’를 발명하고, 1891년 착공되어 1916년에 완공한 ‘트랜스 시베리아 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를 통하여 당시 차르 정부와 긴밀한 협조로 티를 운송하기 시작하였다. TSR은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총거리 9300km, 60개의 역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달하는 대륙 횡단 철도이다.

러시아 티 상인들은 내륙의 카흐타를 통하지 않고 한커우에서 선박으로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와 오데사로 운송한 뒤 TSR을 통해 러시아 전역으로 운송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티의 운송 경로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이는 절대군주인 차르의 정부가 철도가 지나는 지역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목적과도 부합한 것이었다. 특히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 러시아의 티 산업은 차르 정부와 함께 정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하였지만, 볼셰비키 혁명으로 티 산업의 세계화에는 결국 실패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러시아는 육로를 통한 티 로드에서 주요 무역국이었던 만큼 매우 독특한 티 문화가 발달해 왔다. 특히 추운 기후로 인해 사모바르(samovar)를 사용해 홍차를 진하게 데워 잼과 케이크, 페이스트리와 즐기는 전통적인 티 문화는 매우 유명하다. 물론 러시아에도 브리티시 홍차 문화가 전파되어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여기서는 영국식 애프터눈 티와 사모바르를 사용하는 러시아 전통 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참조문헌 : <Region> Vol. 3, No. 2 (2014), pp. 195-218, “From Kiachta to Vladivostok: Russian Merchants and the Tea Trade”(Chinyun Lee) Published By: Slavica Publishers

러시아 전통 티 세리머니의 명소,

메트로폴 호텔 모스크바

https://metropol-moscow.ru/restaurants/
https://metropol-moscow.ru/en/event/vaucherybezdaty/chaynaya-tseremoniya/
https://www.tripadvisor.com/Hotel_Review-g298484-d299869-Reviews-Hotel_Metropol_Moscow-Moscow_Central_Russia.html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약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의 도시이다. 모스크바공국의 수도였다가 로마노프 왕조 시대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수도가 이전된 뒤로도 계속 번영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였다.

이 모스크바는 크렘린궁전을 중심으로 붉은광장, 국립박물관, 국립극장을 비롯하여 1479년에 건축되어 황제의 대관식을 치렀던 황금빛 돔으로 빛나는 우스펜스키 대성당, 16세기 러시아의 성당 건축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를 받는 성바실리 성당 등 다양한 건축들이 들어서 있는 등 세계적인 관광 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모스크바를 구경한 뒤 잠시 여장을 풀면서 러시아 전통의 티와 최고의 다이닝을 즐길 만한 명소를 찾는다면 ‘테아트랄니 프로예즈트(Teatralniy Proezd)’ 거리의 ‘메트로폴 호텔 모스크바(Metroplo Hotel Moscow)’가 제격일 것이다.

메트로폴 호텔 모스크바 전경

이 호텔은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하우스의 소유주이자 예술가들의 후원자였던 사업가,사버 마먼터프(Savva Ivanovich Mamontov, 1841~1918)가 1905년에 건립한 것으로서 역사가 110년 이상이나 된다. 당대의 건축가들이 모퉁이마다 고딕 타워의 양식을 장식하고 실내 장식에 노력을 기울인 이 호텔은 첫 문을 열 당시부터 초호화 럭셔리 호텔로서 모스크바 사람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 만큼 지금도 5성급 럭셔리 호텔인 이곳에서는 각종 휴양 시설을 비롯해 다이닝 서비스도 초일류이다.

메트로폴 홀 내부 전경 및 브렉퍼스트

이곳에는 호텔의 역사와 함께 러시아의 역사상 중요한 행사들이 열린 레스토랑 ‘메트로폴 홀(Metropol Hall)’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돔, 대리석의 분수대, 기념비적인 조명 기구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대형 기념회들이 약 110년 이상 열린 역사적인 장소로서 지금까지도 각종 연회장, 만찬장 등으로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뷔페 브렉퍼스트가 전설적인 이 레스토랑에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알라카르테 메뉴는 미식가들이라면 직접 경험해볼만 하다.

샬라핀 바 내부 전경

또한 호텔과 함께 문을 연 모스크바 최초의 칵테일 바인 ‘샬랴핀 바(Chaliapin bar)’는 20세기 초의 실내 분위기 속에서 바텐더들이 매우 독특한 칵테일 메뉴를 선보인다. 바의 이름은 20세기 초 러시아를 대표하는 유명 오페라가수, 표도르 샬랴핀 (Feodor Ivanovich Chaliapin, 1873~1938)에서 유래한 것이다.

메트로폴 호텔 자체의 레시피로 만든 오리지널 칵테일 메뉴인 ‘샬랴핀 오페라(Chaliapin Opera)’, 우크라이나 출신의 소설가 미하일 불가코프(Mikhail Bulgakov, 1891~1940)의 20세기 소련 문학의 걸작인 『거장과 마르가리타(The Master and Margarita)』에 이 호텔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기념하여 창조한 칵테일 등은 칵테일 애호가들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더욱이 러시아 전통의 호밀 보드카인 ‘폴루가르(polugar)’는 이곳에서만 오직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에서는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 1성(★)에 오른 수석 셰프인 안드레이 샤마코프(Andrey Shmakov)가 브렉퍼스트에서부터 디너까지 러시아 전통의 미식 요리의 걸작과 재해석을 통해 창조한 유럽풍의 요리를 선보인다.

디너 및 러시아 전통 티 세리머니

더욱이 역사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러시아 전통 티의 향미도 경험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저녁 10시까지 경험할 수 있는 정통 티 세리머니는 러시아에서는 손님을 맞이하는 최고의 환대 문화로서 이곳을 찾아온 티 애호가에게는 최고의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한 곁에는 사모바르가 놓이고, 중앙에는 실버 티 포트가 차지하면서 그 주위로 중국산 최고급 찻잔들에 담긴 티와 함께 페이스트리 셰프가 러시아 전통의 음식들에 대하여 재해석을 통해 선보이는 팬케이크, 레드 캐비어, 오리지널 파이, 커드 패티(curd patties), 소고기·연어의 미니 샌드위치, 프랑스식 쿠키인 퍼티 푸르(petit fours), 수제 캔디, 수제 잼 등을 보면 우아미를 느낄 수 있다. 이 티 세리머니는 룸 서비스에서도 포함되어 있어 잊지 않기를 당부하며 러시아에서 최고의 환대를 느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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