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테(티하우스)’, ‘마카롱’의 탄생지 프랑스

프랑스 국기
프랑스에서도 영국, 독일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를 통해 17세기경에 티가 약용으로 처음 유입되었다. 태양왕 루이 14세(Louis XIV, 1638~1715)가 그러한 티를 정기적으로 마시면서 왕실과 귀족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는 19세기에 유럽의 여느 커피하우스와는 약간 다른 형태의 ‘살롱 드 테(Salon de thé)’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 살롱 드 테는 오늘날 ‘티 룸(tea room)’, ‘티 하우스(tea house)’의 원형으로서 ‘티 전문점’과 ‘베이커리’를 융합한 개념의 장소이다. 당시 프랑스 여성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여 한때 프랑스에서는 ‘살롱 드 테(티하우스)’가 유럽에서도 가장 많았던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으로 프랑스는 오늘날에도 티의 연간 총소비량이 세계 20위권이다. 또한 티와 함께 먹는 페이스트리, 케이크, 마카롱 등의 음식들을 일찍부터 티와 함께 즐겼던 습관으로 지금은 유럽에서도 티와 푸드의 페어링 문화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등 프랑스에서는 ‘브리티시 스타일 티(British style tea)’와 차이를 보이는 ‘프렌치 스타일 티(French style tea)’ 문화가 독특하게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는 최고급 싱글 티, 블렌디드 티, 허브티와 함께 다양한 델리커시나 퀴진들을 즐길 수 있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살롱 드테 등의 명소들이 많다. 그런 프랑스 파리의 티의 명소로 한 번쯤은 꼭 들러볼 만한 호텔, 레스토랑, 살롱 드 테, 카페 등을 소개한다.

방돔 광장의 랜드마크,
http://ritzparis.com
호텔 리츠 파리

리츠 파리 전경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난다면 이곳의 명물인 ‘방돔 광장(Place Vendôme)’을 아마도 구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광장은 1702년 태양왕 루이 14세의 왕명으로 조성된 곳으로 프랑스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다. 각종 유명 호텔들이 포진해 있는 보석가, 패션가이기도 하다. 또한 유명 호텔로는 방돔 광장의 랜드마크인 ‘리츠 파리(The Ritz Paris)’가 들어서 있다.
이 호텔은 스위스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가 프랑스 전통 요리 셰프이자 ‘요리사 중의 왕’이라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와 함께 공동으로 1898년 처음 문을 연 뒤 지금은 ‘리딩 호텔스 오브 디 월드’의 회원사로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5성급 럭셔리 호텔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영국에서 활동하던 천재 피아니스트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이 파리로 돌아와 생을 마감한 장소였고, 미국의 노벨문학상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1899~1961), 영국 국왕으로서 사랑을 위해 왕위를 던져 버린 에드워드 8세(Edward VIII, 1894~1937), 프랑스 저명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Gabrielle Bonheur ‘Coco’ Chanel, 1883~1971) 등도 거쳐 갔다. 물론 수많은 이름 모를 티 애호가들도 이곳을 거쳐 갔을 것이다. 다이닝을 비롯해 파리에서도 대표적인 애프터눈 티의 명소이기 때문이다.


(위) 바방돔 레스토랑, (아래) 애프터눈 티 룸 전경
초호화 목조의 실내 장식 분위기를 자아내는 ‘살롱 프루스트(Salon Proust)’에서는 오후 2시~오후 6시까지 ‘프랑스 정통 티타임’을 선보인다. 티 애호가들에게는 프랑스 티 문화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명소이다. 그리고 파리지엥 브라스리인 ‘바 방돔(Bar Vendôme)’은 오전 10시의 브렉퍼스트에서 저녁 12시의 디너까지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애프터눈 티타임도 매우 훌륭하다.
이곳의 ‘바 방돔 티타임(Bar Vendôme Tea time)’은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 메뉴로서 다양한 종류로 선보이는 6대 티류, 허브티, 커피, 핫초콜릿과 함께 셰프의 선물인 샌드위치, 파르메산 쇼트브레드, 버터너트 퓌레, 프렌치 휘프트 크림, 갓 구운 헤이즐넛, 브리오슈 브레드, 훈제 연어, 딜 크림, 라임 겔, 플레인 또는 밀크초콜릿 스콘, 페이스트리 등으로 기분을 한껏 고조시킬 수 있다.
또 하나의 애프터눈 티 메뉴인 ‘바 방돔 로열 티타임(Bar Vendôme Royal Tea Time)’에서는 전자의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 메뉴와 함께 ‘상파뉴 바롱 드 로칠드 브뤼(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 Brut)’와 같은 샴페인을 곁들이면서 최고의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 레스토랑에서는 칵테일, 맥주, 진 등 전 세계의 음료도 갖추고 있다.

테이스트 오브 더 리츠 파리 퀴진
그리고 ‘테이스트 오브 더 리츠 파리(A Taste of the Ritz Paris)’ 살롱에서는 일요일 정오 12시~오후 3시까지 리츠 파리 호텔만의 의식을 갖춘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철 최고의 식자재로 정성을 들여 만든 정통 파리지엥 퀴진을 한껏 경험할 수 있다.


(위) 리츠바, (아래) 헤밍웨이바 전경
이외에도 ‘바 헤밍웨이(Bar Hemingway)’는 세계적인 작가인 헤밍웨이가 클래식 칵테일을 즐기기 위해 자주 찾던 곳으로 유명하며, 또한 그가 새롭게 창조한 칵테일을 즐기기 위해 찾았던 ‘리츠 바(Ritz Bar)’도 유명하다. 헤밍웨이를 좋아하는 티 애호가라면 이곳의 바에서 티칵테일도 음미해 보길 바란다. 그의 작품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를 생각하면서…….
‘왕들의 호텔’로 불린,
https://www.dorchestercollection.com/en/paris/le-meurice/
르 뫼리스 호텔


르 뫼리스 호텔 전경 및 테라스
파리 내에서도 유행이 앞서는 번화가로 각종 상가가 밀집한 ‘리볼리가(Rue de Rivoli)’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은 들를 것이다. 1806년에 조성된 이 번화가는 1811년 아치형의 통로가 ‘튈르리 공원(Tuileries Garden)’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나면서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에게는 19세기의 느낌을 안겨 준다. 한마디로 리볼리가는 그 자체로 예술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도 여행객들이 여장을 풀고 애프터눈 티나 최고급 시설과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있다. 호텔 ‘르 뫼리스(Le Meurice)’도 그중 한 곳이다.
이 호텔은 영국의 호텔리어였던 샤를-오귀스탱 뫼리스(Charles-Augustin Meurice)가 파리로 건너와 1835년 리볼리가에 처음 호텔 문을 연 뒤로 수많은 왕족이 거쳐 가면서 당시에는 ‘호텔 데 루아(Hotel des Rois)’(왕의 호텔)이라 불렸을 정도였다. 1855년에는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프랑스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묵었던 곳이며, 1889년 파리에서는 최초로 전화기가 설치된 호텔이었다.
그밖에 스페인의 세계적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 미국의 화가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프랑스 화가 파블로프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등이 거쳐 가는 등 약 190년이 지난 지금도 5성급 럭셔리 호텔로서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 호텔은 ‘브루나이 출자출연기관(BIA, Brunei Investment Agency)’이 소유한 호스피탈러티 업체인 ‘도체스터 컬렉션(Dorchester Collection)’이 1997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9개의 5성급 럭셔리 호텔 중 하나이다. 따라서 각종 실내 시설과 다이닝 서비스도 세계 최고 수준인데, 레스토랑의 셰프들은 <미쉐린 가이드> 성급이거나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페이스트리 셰프(World’s Best Restaurant Pastry Chef)’의 타이틀 소유자이다.






알랭 뒤카스 레스토랑 실내 전경 및 요리
‘레스토랑 르 뫼리스 알랭 뒤카스(Restaurant le Meurice Alain Ducasse)’는 베르사유 궁전 내 ‘살롱 드 라 페(Salon de la Paix)’(평화의 실)를 모방해 웅장한 느낌을 자아내는 실내 시설을 좀 더 확장하고 여기에 현대적인 요소들을 융합시킨 분위기 속에서 <미쉐린 가이드> 2성의 셰프가 요리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의 철학은 모든 식재료가 지닌 자연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통적인 프랑스 예술 요리에 대한 재해석으로 독창적인 기술을 발휘하여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향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특히 ‘셰프의 테이블’은 미식가라면 반드시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르 달리 레스토랑 전경 및 애프터눈 티
또한 ‘레스토랑 르 달리(Restaurant Le Dalí)’는 프랑스의 저명 건축가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 살바도르 달리의 화풍을 최대한 반영하여 실내를 디자인한 곳으로 강렬한 채색으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다이닝은 브렉퍼스트에서 런치, 애프터눈 티, 브런치, 디너까지 선보이며, 거의 모든 식재료가 이 고장의 최상급 산물로서 그야말로 프랑스다운 요리를 선보인다. 특히 애프터눈 티는 수석 셰프가 애프터눈 티의 재해석을 통해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창적인 예술로 선보여 티 애호가들의 안목을 키워 줄 것이다. 그밖에 브렉퍼스트와 브런치도 일미를 자랑한다.






바 228 전경 및 칵테일
한편 이곳의 ‘바 228’은 파리 내에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이 실내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라이브 재즈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샴페인, 코냑, 칵테일, 맥주 등 다양한 주류들을 즐기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믹솔로지의 기술이 하나같이 전문가인 바텐더들이 선보이는 창조적인 칵테일은 파리 내에서도 명물이다. 그 화려하고도 유니크한 모습이 칵테일 마니아들에게 감동을 이끌어 주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럽 럭셔리 호텔 상위 10%권,
https://www.mandarinoriental.com/paris/place-vendome/luxury-hotel
만다린 오리엔탈 파리 호텔



만다린 오리엔탈 파리 호텔 외부 전경 및 로비
파리의 번화가인 방돔 광장에서 튈르리 공원을 지나 세계적인 명소인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이나 국립 음악 아카데미인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와 같은 명소들을 구경하고 나면 아마도 여장을 풀고 가족 단위나 개인적으로 휴식을 찾고 싶을 것이다. 마침 방돔 광장의 인근은 프랑스에서도 최고가의 주택들이 밀집한 곳인 만큼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들도 진출해 있다. ‘생토노레 거리(Rue Saint Honor)’에 있는 만다린 호텔 그룹의 ‘만다린 오리엔탈 파리(Mandarin Oriental, Paris)’도 그중 한 곳이다.
이 호텔은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5성급 럭셔리 호텔이자, 미국 <뉴스 앤 월드 리포트(News & World Report)>(2022)에서 유럽 전체 럭셔리 호텔 중에서 상위 10%에 드는 호텔로 평가될 정도로 최상의 시설과 스파를 비롯해 다이닝 앤 바의 서비스가 최고 수준이다.



쉬르 머주르 파크 테리 마르크스 레스토랑 전경 및 요리
미식계의 아방가르드(Avant-Garde) 레스토랑인 ‘쉬르 머주르 파르 테리 마르크스(Sur Mesure par Thierry Marx)’는 런치와 디너에 특화된 <미쉐린 가이드> 2성급의 시그너처 레스토랑으로서 고객들에게 ‘미식의 신세계’를 펼쳐 보인다.
특히 주위의 환경을 하얀 색상으로 단순하게 통일한 것이 인상적인데, 이는 마치 고객들이 요리들을 맛보면서 그 미감의 미묘한 스펙트럼과 농담까지 판별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느낌이다. 이는 그만큼 이곳의 요리들이 최첨단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실내 분위기가 별로인 듯 보이지만, 미식가들에게는 테이스팅을 위한 최상의 장소일지 모른다.




카멜리아 레스토랑 전경 및 브런치
그에 반해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프랑스 정통 요리를 온종일 편안한 시간대에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카멜리아(Camélia)’도 있다. 이 레스토랑은 정원을 바라보며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미쉐린 가이드> 2성의 셰프가 선사하는 프랑스 요리들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주말의 오후 12시 30분~오후 2시 30분에는 그의 스페셜 메뉴를 선보이는데, 미식가라면 놓칠 수 없다. 참고로 부활절 기간에는 ‘이스터 브런치(Easter Brunch)’의 특별 서비스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바 8 전경
전 세계의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로노레(L’Honoré)‘는 셰프가 창조한 세계적인 제철 요리들을 야외에서 편히 앉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족 모임에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숲이 우거진 호텔 뜰에 별도로 마련된 유리 룸에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애프터눈 티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칵테일이나 와인 또는 샴페인 마니아들을 위한 장소는 지금도 인기가 높다. 1층의 ‘바(Bar) 8’에서는 특히 신기한 허브티 칵테일들을 선보이는데, 칵테일이나 목테일 애호가라면 메뉴판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 분명하다.
‘티룸’으로 유명한 부티크 호텔,
http://www.hoteldanielparis.com/
호텔 다니엘


호텔 다니엘 정문 전경
파리는 여행객들이 센강의 둑을 따라서 이곳저곳 누비면서 구경할 명소들이 많다. 세계에서도 가장 부촌인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샹젤리제(Champs-Elysées)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센강을 따라 콩코드 광장을 지나 개선문이 있는 드골 광장으로 이어지는 파리의 대표적인 거리이다.
그 샹젤리제와 포부르그 생토노레가(Rue du Faubourg Saint-Honoré) 사이의 조용한 길목을 걷다 보면 세련되면서도 아기자기한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파리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그러한 아기자기한 건물 중에도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4성급 럭셔리 호텔이 있을지 쉽게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전문 티룸을 갖춘 ‘호텔 다니엘(Hôtel Daniel)’이다.


티룸 전경 및 애프터눈 티
호텔이 비록 규모는 작지만, 실내는 대형 호텔 그룹 브랜드 못지않게 호화판 그 자체이다. 파리 내에서도 최고의 부촌 거리에서 4성급다운 면모를 보여주기에도 충분하다. 이 호텔이 다른 호텔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내 인테리어에서 동양적인 기풍이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파리 최고의 번화가에서 동양에 온 듯하다.
이곳에는 중국, 일본, 인도, 실론의 유명 다원의 싱글 티와 종류도 풍성한 블렌딩 티 등을 수제 케이크와 페이스트리, 고형크림을 얹힌 스콘과 딸기잼 등 함께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는 전문 ‘티룸(Tea Room)’이 있다. 이 티룸은 매일 3시~6시에 다양한 종류의 티들과 페이스트리로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 전경
특히 바에서는 오전 10시부터 밤늦게까지 즐길 수 있는데, 실내 장식이 부티크 호텔인 만큼 아주 아담하면서도 화려하다. 칵테일, 샴페인, 수제 타파스, 기타 별미들을 즐기면서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브런치는 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30분까지 서비스된다. 파리에서 동양의 티와 함께 전문 티룸의 서비스를 즐기면서 여독을 풀고 싶다면 이곳에 들러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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