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티의 6대 분류 외에도, 향긋한 꽃 향, 청량한 과일 향, 매캐한 훈연 향 등 다채로운 향들을 즐길 수 있는 티들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티들은 꽃이나 착향료 등으로 가향·가미한 플레이버드 티로 지금은 순수 티보다 오히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더 높다. 여기서는 찻잎에 가향·가미 작업을 가한 플레이버드 티와 훈연 과정을 거친 훈연차 등에 대해 알아본다.
플레이버드 티
오늘날에는 기존의 6대 분류의 티에 꽃이나 과일, 또는 향신료용 꽃을 섞거나 향을 배게 한 새로운 종류의 티, 즉 가향·가미차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티들을 통틀어 ‘플레이버드 티(Flavored Tea)’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플레이버드 티는 엄격하게 ‘가향차(Scented Tea)’와 ‘가미차(Flavored Tea)’의 두 종류로 세분된다.

재스민 꽃을 넣어 가향한 쓰촨성의 대표적인 재스민차인 ‘벽담표설(碧潭飄雪)’을 우린 모습.
먼저 가향차는 찻잎에 ‘향신료’를 혼합하거나 향을 풍기는 ‘꽃’을 넣어 만든 것이다. 이와는 달리 가미차는 ‘인공 향미료(Synthetic Flavorings)’나 ‘과일에서 추출한 천연 방향유(Essential Oil)’를 뿌려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플레이버드 티는 엄격하게는 가향차와 가미차로 나뉘는 것이다.
꽃향기를 풍기는 가향차는 전통적으로 층상의 건조대에 찻잎과 꽃들을 층층이 교대로 놓아 만든다. 이 과정에서는 보통 꽃의 품질이 찻잎의 품질보다 훨씬 더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꽃의 향과 찻잎의 약한 쓴맛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건조실의 온도를 약 12시간 동안 40℃로 유지하면, 찻잎과 꽃들이 서서히 건조되면서 찻잎에 꽃향기가 배어든다.

그리고 이렇게 건조된 꽃들은12시간마다 걷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신선한 꽃들로 교체해 준다. 이러한 과정은 가향차에 향의 세기를 얼마나 요하는지에 따라서 보통 4회에서 8회 정도 반복된다. 이와 같이 찻잎에 향을 가하는 일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고유한 예술적 경지를 가진다. 또한 이는 매혹적인 티의 세계에서 또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고려돼야 한다.
한편, 중국인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가향차로는 재스민차가 있다. 재스민꽃을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꽃 향을 찻잎에 입힌 것이다. 푸젠성(福建省)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재스민차로는 ‘펄재스민티(pearl jasmine tea)’라고도 하는 ‘말리수구(茉莉綉球)’가 있다. 그리고 쓰촨성(四川省)에서도 재스민차가 생산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벽담표설(碧潭飄雪)’이 있다. 벽담표설의 뜻은 차를 우리면 찻빛이 파란 호수와 같다 하여 ‘벽담(碧潭)’, 차 위에 떠 있는 하얀 재스민꽃은 그 위를 떠도는 눈과 같다고 하여 ‘표설(飄雪)’로 비유하여, 시처럼 아름다운 이름이 붙었다. 벽담표설은 푸젠성에서 생산되는 재스민차와 마찬가지로 꽃 향을 찻잎에 잎힌 뒤 걷어 내고 아름다운 꽃들을 장식용으로 넣는다.

중국 푸젠성의 재스민차인 말리수구(茉莉綉球). 서양에서는 ‘펄재스민티(pearl jasmine tea)’라고 한다.
가미차
찻잎에 꽃을 직접 뒤섞어 향이 배도록 하는 가향차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향을 입히는 것도 있다. 바로 ‘가미차’다. 천연 착향료, 천연 착향료를 모방한 합성 착향료, 자연계에서 존재하지 않아 화학적으로 합성한 인공 착향료를 찻잎에 가해 향을 입힌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세계에서도 유명한 ‘얼 그레이(Earl Grey)’다.
오늘날 전 세계 시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돼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플레이버드 티는 이와 같은 착향료를 사용해서 인위적으로 향을 입힌 가미차들이다. 이 가미차는 오늘날 기계화 작업을 통해 찻잎과 착향료의 양이 정확히 배분돼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훈연차(Smoked Tea)
그 밖에도 찻잎에 연기가 배도록 해서 매캐한 향이 나도록 한 훈연차도 있다. 이 훈연차의 기원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종(小種, Su-chong)이라는 다소 거칠게 수확된 찻잎으로 생산되는 이 훈연차(燻煙茶, Smoked Tea)는 찻잎에 독특한 향을 가하기 위해 소나과의 가문비나무(또는 송백나무)를 밑에서 태우고, 그 위의 선반에 찻잎을 올려놓고 건조시킨다. 이 건조 과정은 19세기 초에 푸젠성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서양으로 최초로 전해진 홍차인 정산소종. 일종의 훈연홍차로서 서양에서는 랍상소총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해져 오는 일화에 따르면 어느 한 차 농부가 국가로부터 자신의 창고를 포기하도록 강요받았다. 이에 차 농부는 창고에서 아직도 축축한 상태로 있는 자신의 찻잎을 잃지 않으려고 궁리한 끝에 인근에서 가문비나무를 태우고, 그 위에 선반을 놓고 찻잎을 늘어놓아 건조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 축축한 찻잎들은 매우 빠르게 건조됐고, ‘훈연향(Smoky Aromas)’이라는 새로운 향이 탄생했다. 이 향을 중국에서는 ‘송연향(松煙香, 쑹옌샹)’이라고 한다.
한편, 차 농부는 이 발견을 대단히 자랑스러워했지만, 이 훈연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마침 이곳을 지나던 한 외국인 상인이 훈연한 매캐한 향에 매료돼 이 훈연차를 급히 구입해 유럽으로 가져갔는데, 뜻밖에도 대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에서 유럽으로 최초로 전해진 홍차인 ‘정산소종(正山小種)’인데, 서양에서는 이후 ‘랍상소총(Lapsang Sochong)’으로 불리게 됐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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